[비즈 칼럼] 법인카드는 쌈짓돈?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SAP Concur Team |

2018년 1월 4일 중앙일보 오피니언란 기고 글

지난해 한국의 국정감사에서 일부 고위공직자의 예산 유용문제가 구설에 올랐다. 수백만 원어치의 식사와 명품 구매 등에 법인카드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법인카드 유용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조직이 떠안게 된다. 미국의 공인부정조사관협회(ACFE)가 2016년 114개국 2410건의 업무상 부정거래 사례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내부 부정거래로 생긴 손실액은 기업 한 곳당 평균 1억6000만 원(15만 달러)에 달했다.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을 관행처럼 여기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건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시스템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는 ‘세상에 나쁜 직원은 없다’라는 인식에서 시작한다. 누구든지 느슨한 관리·감독 체계 아래에서는 부정 사용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경비지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교육하는 일은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과정이다. 가이드라인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위직에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가이드라인은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히 구분돼야 한다.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직원들의 규정 준수율을 높일 수 있다.

가이드라인이 있더라도 이를 잘 준수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2016년 한국에서 발급된 법인카드는 780만장이고, 법인카드 1장당 연간 평균 이용금액은 2200만 원이었다. 제한된 인력으로 모든 사용 내역을 일일이 조사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지난해 TV드라마 ‘김과장’에서는 회계팀 담당자가 하루 종일 상사의 영수증 정리만 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실제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부정거래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위험신호가 있기 마련이다. ACFE는 예산의 사적 유용이나 횡령 같은 부정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때는 평균 12개월 전에 위험신호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위험신호를 선제적으로 감지한다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수작업으로 하기란 쉽지 않다. 체계적인 경비관리 솔루션이 있으면 1년 365일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관리팀은 미리 설정한 알고리즘과 일치하지 않는 것만 세부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법인카드 부정사용을 막으려면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IT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을 만들고 매뉴얼을 바탕으로 철저히 관리해 부정사용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시스템을 통한 해결만이 기업의 손실을 방지하고 직원들이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안이다.